대전 스포츠 홈경기 관람객에 숙박 할인...'직관여행 대전어때' 운영
2025-09-02

경기도 곳곳에는 과거의 기억을 품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장소들이 있다. 잊혀진 교실은 다시 사람들을 맞이하고, 방치되던 하수처리장은 문화예술의 무대로, 낡은 창고는 여유를 찾는 쉼터로 변신했다. 경기관광공사가 이러한 도내 여행지 6곳을 4일 소개했다.
추천 여행지는 △성남 물빛정원 △평택 웃다리문화촌 △시흥 맑은물상상누리 △안양 병목안시민공원 △양주 봉암창고카페 △고양 일산문화예술창작소 등이다.
◇ 성남 물빛정원
성남물빛정원은 한때 운영이 중단된 채 30년간 방치된 하수처리장이었다. 오래도록 버려졌던 공간이 올해 휴식과 예술이 어우러진 정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곳곳에 남아 있는 옛 하수처리장 건물들이 현대적인 정원 풍경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느끼게 한다.
성남물빛정원이 있는 곳은 탄천과 동막천이 만나는 지점이라 두물길이라고도 부른다. 정원 서쪽 동막천 출입구에 자리한 담빛쉼터는 달항아리를 닮은 둥근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곳이고, 정원 중앙에 자리한 꽃대궐마당은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는 곳이다. 소풍마당은 파라솔과 벤치들이 있어 연인이나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는다.
9월부터 뮤직홀과 카페도 문을 열어, 시민들이 더 즐길 수 있는 문화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 평택 웃다리문화촌

평택 서탄면 금각리 마을에는 폐교된 금각초등학교가 있다. 문화의 숨결이 머무는 공간인 웃다리문화촌이다.
1945년 개교한 금각초등학교는 2000년 폐교된 후 6년여간 방치되다가 평택 시민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교실이 전시장으로, 별관이 세미나실과 쉼터로 변했다.
교내 화단에는 아기자기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학생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은 초록색 잔디가 깔려 있다. 주변은 키 높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둘러서 있다.
상설전시관에는 금각초등학교의 옛 모습과 금각리 마을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기획전시실은 사진, 회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웃다리문화촌은 낡은 흔적 위에 새 숨결을 불어 넣는 예술인과 여행자들이 어울리는 열린 마당이다.
◇ 시흥 맑은물상상누리

과거의 거대한 구조물이 상상력의 무대로 바뀐 곳, 시흥의 맑은물상상누리다. 한때 생활하수를 처리하던 산업공간이 문화와 예술을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본관에 해당하는 창의센터는 하수처리 과정을 재미있게 설명해 놓은 전시장이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창의센터를 제외하면 나머지 공간은 모두 재생 공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거대한 고깔 모양의 비전타워로, 하수처리시설인 소화조와 관제탑이 하나로 연결된 곳이다. 내부는 옛 시설 일부가 그대로 노출돼 마치 스릴러영화 세트장같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실제 관제탑을 그대로 활용한 전망대가 있는데, 둥글둥글한 시설물의 지붕들이 마치 꽃처럼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있다.
하수처리 과정의 가스저장소는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변신해 시흥의 명소들을 보여준다. 푹신한 쿠션이 깔린 바닥에 누워 관람할 수 있어 더욱 색다르다. 일부 시설은 수생정원이나 분수대로 탈바꿈됐다. 맑은물상상누리는 버려진 공간이 어떻게 창의적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자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다.
◇ 안양 병목안시민공원

수리산 북쪽 자락에 위치한 안양 병목안시민공원은 과거의 채석장이 산책, 휴식, 캠핑까지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탄생한 곳이다. 계곡과 숲이 어우러져 봄에는 벚꽃이 화려하고, 여름에는 푸른 숲이 울창하며, 가을에는 단풍이 흩날리고, 겨울에는 하얀 눈을 덮는다.
병목안시민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철도용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이었고 인공폭포는 채석장의 흔적이다. 지금도 공원 한쪽에는 당시에 사용하던 석재 운반용 객차가 전시되어 있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황토가 깔린 맨발 산책로는 주민들에게 인기장소다. 공원의 계단을 오르면 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지고 그 맞은편에는 시선을 압도하는 인공폭포가 있다. 공원 우측에는 캠핑장이 있는데 계곡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 양주 봉암창고카페

양주시 봉암리 봉암마을 북쪽 끝에는 낡은 외벽의 창고 건물이 하나 있다. 과거 비료를 보관하던 농협 창고를 개조한 '봉암창고' 카페다.
정중앙의 파란 철문으로 들어서면 창고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세련된 카페가 손님을 기다린다. 대형 카페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다란 테이블과 높은 천정을 그대로 드러낸 구조 덕분에 시원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카페 한쪽 벽에는 봉암새마을부녀회, 은현면 의용소방대, 봉암리사무소 등 마을의 오래된 나무 간판들이 비스듬히 세워져 있어 창고카페의 정취를 더한다. 벽면에 붙은 봉암마을의 사진들을 보다보면 마을여행을 하고있는 기분이 든다. 전면 폴딩도어 너머로는 뒷마당이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이 카페는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봉암창고는 버려진 창고가 공동체의 힘으로 되살아난 공간이다.
◇ 고양 일산문화예술창작소

일산역 바로 옆에 있는 일산문화예술창작소는 오래된 건물과 사람과 예술이 만나는 곳. 도시의 바쁜 하루 속에서 잠시 휴식하고 싶을 때 찾기 좋은 곳이다. 베이지색 페인트 외벽과 익숙한 농협 마크.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곳이 한때 농협 창고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창작소는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1층의 전시 공간과 공유 오피스, 지하 1층의 다목적실이다. 이중 주민과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은 전시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일산 옛 사진전' 안내판과 사진들이 걸려있다. 구멍가게, 약국, 사진관의 옛 거리 모습과 포장되지 않은 도로 풍경은 누군가에겐 과거의 조각으로, 누군가에겐 향수로 다가온다.
전시 공간은 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관해 활용한다. 전시가 없을 때는 주민 쉼터로 개방된다. 칸막이 없는 넓은 공간에 놓인 테이블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여름철에는 무더위 쉼터로 사랑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