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봉 한림국제대 교수 "타운마이스는 한국 맞춤형 지역상생 방안"

김나윤 기자 2025-06-29 09:00:03
▲이화봉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micetoday

"지역이 살려면 지역 자체의 순환경제가 필요하다."

지역소멸과 도시 쇠퇴가 한국 사회의 중대한 과제로 떠오른 지금, 마이스(MICE) 산업은 지역재생의 전략적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이화봉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기존 대규모 컨벤션 중심의 마이스 산업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며, 한국의 지역 현실에 맞는 새로운 해법으로 '타운마이스' 개념을 제안했다.

그는 마이스를 "무역진흥과 외국인 유치라는 틀을 넘어, 혁신과 브랜딩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제안은 단순 산업진흥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구조를 재편하는 마이스의 '전략적 진화'로 읽힌다.

◇ 마이스는 지역 순환경제의 핵심 도구

이화봉 교수에 따르면 마이스는 단순 '행사 개최 산업'이 아니라 집단지성을 형성하고 순환경제를 유도하는 장치다. 그는 "마이스의 다른 이름은 발전적 만남"이라며 "관광·문화·산업에 걸쳐 집단지성을 형성할 수 있다면 모두 마이스"라고 정의했다.

이 교수는 이를 지역 단위로 적용한 타운마이스 개념을 제시했다. 마을 전체를 하나의 마이스 베뉴로 보고, 지역경제 구성원이 행사 주체가 되어 기획·운영·유치하는 모델이다. 

이 교수는 기존 지역재생 사업이 당사자성이나 연결성 부족으로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지원금은 지역 당사자성이 약한 개인 사업자 위주로 흘러가는데, 지원받는 사업자가 문을 닫거나 지역을 떠나면 자금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지원 대상을 사람에서 공간, 즉 지역 공동체로 바꿔야 자금이 매몰되지 않고 공동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상인, 로컬 크리에이터 등 마이스 교육을 받은 지역 당사자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수익구조를 짜놓으면, 이 공동체에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타운마이스가 기존 지역재생 사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 구성원의 자생력 강화, 지역 내 순환 경제 활성화, 타운 CVB(Convention & Visitors Bureau) 육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돈 버는 마을'을 만들고, 자생적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해법이다.

◇ 기획자 없이 인프라만...체계를 재정비해야

이 교수는 마이스 복합지구 사업이 대규모 인프라 건설로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점도 꼬집었다. 그는 "지금은 기획 주체도, 운영 주체도 없이 무작정 공간부터 만든다"며 "그 결과 많은 컨벤션센터들이 입주 기업없이 비어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타운형 마이스는 기존 마을 자원을 재정비·재배치만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마이스 기본 체계는 기획주체와 운영주체가 중심인데 이때 기획주체는 반드시 지역 상권 당사자여야 하고 운영주체는 지역 컨벤션뷰로(CVB)나 지역 관광마케팅기관(DMO)이어야 한다. 

이때 기획주체인 상권 구성원들이 CVB 기능을 하는 민간기관을 만들고 예산도 이 조직에 지원되는 방식으로 구성돼야 한다. 가장 핵심은 지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상권 구성원들이다. 이러한 구조 아래서 민간은 수익을 창출하고, 공공기관은 교육과 자금 지원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는 협력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방정부에서 시드 투자를 통해 타운마이스가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가능성이 확보되면 중앙정부가 시리즈 투자로 이어가는 방식이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중요한 것은 유니크베뉴를 타운마이스와 결합해 확장시키는 작업이다. 이 교수는 "유니크베뉴 하나만 지정해서는 띄울 방법이 없다"며 베뉴와 주변 상권을 묶어서 콤플렉스(complex) 형태로 재배치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컨벤션센터와 타운마이스를 연계하면, 고정적인 행사 고객을 지역으로 유도할 수 있고, 경험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마이스는 분절화된 자원과 주체를 하나로 묶는 연결 구조"라며 "이 구조가 갖춰져야 지속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 마이스 본질은 혁신과 브랜딩...전략·도구로 활용해야

이 교수는 마이스가 지역 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전략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공주시의 지역기업 퍼즐랩이나 광주의 양림쌀롱 사례처럼,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워크숍이나 기업행사 모델이 고정 수익 구조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타운마이스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상권 구성원들에 대한 교육과 정책적 뒷받침이다. 이 교수는 "상권 주체가 마이스를 이해하고 기획력을 갖추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상권 주체들이 수익모델을 만들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회사 여건 완화, 재정 지원 등 행정적 지원이 뒤따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렇게 만든 타운마이스는 지역기업 및 인재가 양성되는 구조로 이어져야 한다. 상권 플레이어로 하여금 당사자성을 확보하고, 또 이들이 지역주민을 고용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상권 주체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돈을 벌기를 원한다"며 "이들이 돈을 버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게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마이스의 핵심 가치가 혁신과 브랜딩, DX, 가치전환임을 강조했다. 마이스 하면 흔히 떠올리는 무역 진흥, 관광객 유치 등의 기능은 마이스라는 도구가 잘 작동할 때 오는 부가가치일뿐이다. 그는 "마이스는 종착역이 아닌 플랫폼이자 도구로써, 집단지성을 구축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한국이 직면한 인구소멸과 지역소멸의 위기를 마이스의 효용성으로 돌파할 수 있다"며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정책적 뒷받침이 더해진다면, 타운마이스는 기존 마을의 구조와 가치의 재편만으로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지역 재생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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